김천상무프로축구단(이하 김천)이 지난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1' 3R 대전하나시티즌(이하 대전)과의 경기에서 2대 1로 역전승을 거두며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첫 선을 보인 3백]
지난 1,2R와 비교해 골키퍼 이창근을 제외하면 필드플레이어 10명 중 절반인 5명에 변화를 주었다. 특히 공격진은 오세훈 대신 허용준, 오현규를 투입하며 속도에서 승부를 보는 전술을 사용했다. 공식 포메이션은 4-3-3이었지만 경기 흐름에 따라 수차례 포메이션에 변화를 주었다. 기본 3-4-3 포메이션으로 허용준, 오현규가 투톱을 이루고, 그 밑에서 이정빈이 받쳤다. 심상민과 이상기가 이동수, 김용환과 중원을 구성하고, 이명재, 고명석, 우주성이 3백을 이루었다.

[공격을 만들어가는 이정빈]
김천이 첫 승을 거두는 데에는 빠른 주력, 탁월한 위치선정, 전방에서부터의 상대를 압박한 이정빈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전반 10분 이정빈이 패스로 상대 선수를 가볍게 제친 후 빈 공간을 찾아 들어가며 받은 공을 원터치 패스로 전달해 김천이 오른쪽에서 공격을 이어갔다. 박스 근처에서도 개인능력으로 상대 수비 2명을 제치며 이동수, 오현규에게 완벽한 기회를 제공했다.
37분 수비라인에 있던 이동수가 상대 공격을 차단, 전방으로 길게 연결하며 역습을 시도했다. 우측에서 허용준이 중앙으로 올린 크로스가 한번 굴절되며 속도가 줄어든 상황. 공을 향해 이정빈이 빠르게 달려들며 슛을 시도했다.
대전 골키퍼의 선방으로 아쉽게 골을 기록하지 못했으나, 수비라인 근처에 있던 이정빈이 빠른 발로 공격에 가담하면서 이 날 공격진의 스피드를 노린 김태완 감독의 전술을 제대로 수행했다.
전반 추가 시간 종료 직전 김천의 마지막 공격. 심상민이 왼쪽에서 완벽한 크로스를 올려 허용준이 헤딩으로 슛을 날렸으나, 상대 골키퍼 선방으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정빈이 상대 수비수 3명을 끌고 다녔기 때문에 허용준이 수비 견제로부터 자유로워 유효슈팅을 기록할 수 있었다.
후반에도 탁월한 위치선정으로 좌우 안정적인 볼 배급을 하면서 김천의 역전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후반 6분 김천의 동점골이 터지는 과정에도 이정빈이 있었다.
후반 5분 역습 과정에서 대전 선수 3명의 견제를 뚫고 왼쪽 허용준에게 패스하며 왼쪽에서 김천이 공격을 이어나갔다. 이 과정에서 골을 기록한 오현규, 도움을 기록한 심상민 선수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으나 상대 견제를 이겨내며 공격의 시발점이 된 이정빈의 역할이 컸다.
후반 29분에도 박동진의 슈팅(유효슛)에도 이정빈이 있었다. 하프라인 근처 우측에서 대전의 공격을 완벽히 끊어내고 빠른 스피드로 드리블에 성공, 박동진에게 완벽하게 패스를 건냈다. 공을 소유한 상태에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아 대전이 제대로 수비 진영을 갖추기 전 박동진에게 완벽하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다.
실제 이 날 경기에서 이정빈은 45분 이상 뛴 선수들 중에서 패스 성공률 82%로 3위를 기록하고, 김천의 코너킥(3회)에서도 키커를 담당하며 킥력을 뽐냈다. 공동 1위가 83%로 수비수였던 우주성, 고명석이었음을 고려하면 투톱 아래에서 미드필더와 공격 사이에서 얼마나 안정적인 볼배급을 했는지 알 수 있는 수치이다. 피파울도 팀에서 가장 많은 4회를 기록하며 대전 선수들의 견제를 받았음을 알 수 있다.

1, 2R에서 김천이 상대 수비숫자에 비해 공격숫자가 부족해 슈팅 기회가 적었던 점은 이정빈의 빠른 주력과 위치선정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이전 경기 심상민이 있던 왼쪽에서만 공격이 이루어지던 김천의 단조로운 공격 패턴 또한 이정빈이 경기 상황에 맞게 좌우로 볼 배급하며 다양한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상대 수비를 유인하며 다른 선수들에게 공격 기회를 제공한 것은 단순한 데이터 수치로만은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올 시즌 출전한 첫 경기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이정빈이 남은 경기에서도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

글 = 김천상무프로축구단 인사이더 1기 이은영
사진 = 김천상무프로축구단 인사이더 1기 김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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